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는 백악기 후기 (약 6800만년 ~ 6550만년 전)에 살았던 공룡이다. 속명의 뜻은 '휘어진, 구부러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nkulos(αγκυλος)'와 '도마뱀을 의미하는 'sauros(σαυρος)'가 합쳐진 '융합된 도마뱀'을 의미한다. 이 속명은 종종 '뻣뻣한 도마뱀' 또는 '구부러진 도마뱀'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징
거북처럼 납작하고 넓은 몸과 짧은 다리, 단단한 골편(뼛조각)들로 보호받는 몸과 꼬리 끝에 달린 뼈로 된 덩어리 등 인상적인 특징을 가진 안킬로사우루스류를 대표한다. 몸길이는 6~9m, 무게는 최소 3~8톤에 달한다. 이들은 가장 크고 가장 늦은 시대에 살았던 곡룡류이다. 가장 후대에 퇴적이 이루어진 북아메리카 서부 중생대 지층들 중 하나인 헬크릭층에서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곳은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가 발견된 지층이다.
강력한 방어 능력
안킬로사우루스의 핵심적인 특징은 바로 몸에 촘촘히 나있는 뼛조각(골편)이다. 정황상 같이 공존한 대형 육식공룡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목과 등까지 촘촘히 중무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티라노사우루스의 무는 힘은 이론적으로는 이 골편을 부술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그러나 안킬로사우루스의 몸은 단단할 뿐만 아니라 굉장히 넓고 납작한 형태이기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 입의 각도로는 온전한 힘을 가해 물기가 너무 버거웠다. 정면에서 보면 등이 거의 수평에 가까운 수준으로 사람이 수박을 무는 것과 다름없었을 정도. 이처럼 안킬로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의 강력한 턱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방어능력을 갖고 있었다.과거에는 뼈로 된 판 하나를 등에 얹고 다니는 초대형 아르마딜로 혹은 살아있는 중전차 쯤으로 생각되었는데, 많은 골편들이 등을 완전히 감싼 모습으로도 복원되었었다.
그러나 2017년에 다시 이루어진 복원을 보면 여러 개의 골편들이 촘촘하지 않고 서로 넓은 간격으로 등에 나 있는 형태이다.하지만 안킬로사우루스과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골편의 두께 자체는 매우 얇은 편이나 콜라겐 섬유 구조로 강화되어 가볍지만 매우 튼튼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훌륭한 방어 수단이었을 것이며, 또한 큰 몸과 짧은 다리 등 상당히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신체 구조에도 필요할 때는 어느 정도 속도를 올릴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안킬로사우루스의 또 다른 특징은 곤봉을 연상시키는 꼬리 끝의 뼈로 된 커다란 덩어리이다. 과거에는 가짜 머리 역할을 한다는 말도 있었으나 현재는 부정되고, 천적인 티라노사우루스에 맞서는 방어 수단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며 산양의 뿔처럼 개체 간의 싸움에 사용되기도 했을 거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이 덩어리의 무게는 무려 60kg이나 나가는데, 새끼 때는 없다가 성장하며 조금씩 발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 개체들은 덩어리가 발달하지 않아 천적의 습격으로부터 취약했지만, 다 자란 개체들의 경우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의 뼈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 나온다.
이런 무기를 보면 안킬로사우루스는 꼬리를 유연하게 휘둘러 적을 후려쳤을 것으로 보이나, 안킬로사우루스류 공룡들의 꼬리는 힘줄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고 막대기마냥 뻣뻣해서 의외로 거의 굽혀지지 않고 유연하지 못했다. 대신 허벅지~꼬리 밑동의 근육 덕에 좌우로 꽤 빠르게 휘두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대략 100도 정도의 각도까지 움직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큰 몸과 짧은 다리 때문에 빠르게 방향을 틀기 힘든 안킬로사우루스이니만큼 꼬리를 빠르게, 그리고 큰 범위로 움직일 수 있어야 효율적인 무기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안킬로사우루스는 이러한 꼬리를 좌우로 마구 휘둘러 적을 위협하거나, 후방에서 공격해 오는 적의 다리를 꼬리 끝의 덩어리로 직접 타격하는 등 실질적인 무기로도 활용했을 것이다. 반면 상하로는 거의 움직이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안킬로사우루스의 특징들을 보면, 안킬로사우루스는 철저히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맞서게끔 진화했다고 생각될 수 있다. 단단하고 넓적한 몸은 무는 힘은 강하지만 크게 벌어지지 않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입으로 공격하기 버겁다. 그나마 작은 머리를 물거나 뒤집는 데 성공하면 가능성이 있는 정도. 게다가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는 공교롭게도 티라노사우루스의 발목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 높이에 있는데,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무거운 동물, 그것도 두 발 짐승이 다치면 가장 치명적인 부위인 발목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는 게 우연은 아닐 것이다. 발목을 잘못 맞아 다치기라도 하면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지고 최상위 포식자에게 이는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노련한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안킬로사우루스는 결코 선호되는 먹잇감은 아니었을 것이다.
두꺼운 뼈로 된 판으로 목을 보호하고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슴을 찌르기에 딱 알맞은 높이와 각도를 가진 트리케라톱스의 뿔처럼, 두 공룡 모두 당대 유일한 천적이던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맞설 수 있게끔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크기
크기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자주 바뀌었던 공룡으로, 과거에는 7톤가량 나가고 몸길이는 10m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4년에 재추정이 이루어지며 무게는 2~3톤가량에 최대 길이는 6.25m, 최소 길이는 5.4m라는 수치가 나왔었다.
그러다가 2017년에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커다란 두개골을 가진 개체인 CMN 8880과 가장 작은 두개골을 가진 AMNH 5214 표본을 바탕으로 새로 계산이 이루어졌는데, 몸길이는 6~10m, 무게는 최대 8톤에 육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같은 논문에서 10m는 너무 과대 추정이라고 언급하며 8m가 적합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안킬로사우루스의 화석이 부족한 관계로 친척뻘인 다른 안킬로사우루스류 공룡들의 꼬리의 뼈 덩어리와 전체 몸길이의 비율을 계산하여 추정한 것인데, 문제는 곡룡류들끼리도 이 비율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한 정확하지는 않은 수치이다.
또한 개체별로 크기의 차이가 꽤 커 보이는데, 덩치가 좀 작은 안킬로사우루스인 AMNH 5214의 경우 2014년에 무게를 4.8톤으로 측정한 적이 있으며, 2017년에도 무게를 4.78톤으로 확인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개체인 CMN 8880은 무게를 7.95톤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또 다른 개체인 AMNH 5895는 두 개체의 딱 중간 정도의 사이즈이다.
불분명한 수치지만 현재 안킬로사우루스의 크기는 체중은 4~8톤, 몸길이 6~8m 내외로 보고 있으며, 단편 화석에 대한 일부 추정치는 10t을 넘기도 하며, 지금까지 확인된 모든 장순아목 가운데 가장 거대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